눈오는 밤 /송호준
별빛 맑은 고요로
하얀 꽃망울 터트린 님
은하의 꿈속에 긴 나래를 편다
앙상하던 겨울
가늘어진 손마디마다 생기 돋우니
통통 살이 오른 저 가로수
숲의 풍요를 그리던 철없든 가슴인데
저러다 들뜬 마음에 싹을 틔울지도 모른다
너나없이 꿈을 꾸는 시간
세상사 잊고픈 마음도
어느새 몸 갖춤 하고 있다
어쩔 줄 모르는 강아지처럼 그냥 좋아서
앞서나간 마음이 소리치며 뛰어 다닌다
밤은 지쳐 외로운데 그칠 줄 모르는 눈부심이야
늘 푸르고 싶던 우리의 시절이
좋았던 순간들이
이채로운 풍경 속에 손잡고 노닌다
혼자여도 행복해 지는 이 밤은
꿈이어도 좋겠네
눈꽃처럼 웃어 주던 그 사람이
보고픈 시간
따뜻한 차 한 잔에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