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겨울나무

아설타 2012. 1. 27. 23:30

    겨울나무/ 송호준(낭송: 돌체비타) 먹구름 에두른 비바람 갈기갈기 생살 찢어도 온전히 받들어야 할 순응의 삶 아무도 미워해 보지 않았다, 나무는 언제나 그랬듯이 뼛속 깊이 스며드는 고통이 싫어 난 세상의 편견 뒤에 숨어 있었어 본능 있어 저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따뜻한 손길도 그리웠을 게다 그런데도 장승처럼 꼼짝 않고 서 있다 눈보라 가지 끝에 마른 꿈이 마음의 시련 아니라 거듭남의 지혜요 성숙한 내일 위한 빈곤 속 풍요인 줄 알았을까 허공중에 귀를 열어 깨친 혜안 고요의 숲을 이루고 건장한 숨결 빛이 되어 우뚝 섰구나 수없이 날 절망시켜온 건 걸쳤던 허구의 궁핍 아니라 메마름 골 깊어 아름다운 열매 맺지 못함이었네 움켜쥐었던 희망의 가녀린 손끝에 단청의 고운 빛 하나가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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