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Ⅲ / 송호준
뭉게구름 해맑음 위로 외로움 들고
사유의 가슴 남아있어 홀로 가을 속을 나섰네
길 따라 꿈 따라 사라져간 그 시절은
아직도 진달래 고운 설렘 물들이고 있을까
강 건너 아침 밝아도 곱던 내 청춘 아스라이 기억 멀다
그리움 안고 우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영원처럼 그대 그렇게 떠나는가
가질 수 없는 계절의 정취처럼
세월 가도 애절한 마음 그대로면 아득한 속 어이할까
보이지 않는 것도 소중한 것인데
그리움만 삭이다 붉어질 우수의 가슴이다
잊고 잊히는 법 배웠지만
떠도는 구름만큼이나 회한의 눈물도 많았네
사랑은 영혼 한 켠을 비워 두는 일이요
애증도 순간이 내려놓은 애착인데
내 눈물 지우려다 그댈 지웠네
그리움은 참아내는 것 아니라 품는 것인데
아픔만 키워내는 모진 가슴이 눈물겹다
어느 인연의 귀퉁이 돌아 바람으로 만나더라도
존재의 낯섦 안에 비켜갈 그대 허상처럼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