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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효과

아설타 2009. 6. 27. 11:17

 

     
 

 

 

 

 

 

 

나비 효과 / 송호준


나비효과란 북경에 있는 나비 한 마리가 미국에서는 해일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인데, 기상학자 E. Lorentz가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냈으며, 이 원리는 훗날 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이론의 토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예측이 힘든 이유와 지구 상 어디선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로 말미암아 예측할 수 없는 날씨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영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역시 이를 토대로 하여 만들어졌는데, 나비효과에서 화자는 우리들의 마음을 그대로 여과 없이 전하고자 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자기가 원하는 시절로 돌아갈 수가 있는데, 그때 이렇게 할 걸 하는 순간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한 번쯤은 있으므로 그 간절함을 주인공을 통해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시절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만 아무리 되돌아가도 그가 원하는 삶을 살 수가 없음을 일깨워줍니다. 즉, 주인공 스스로의 인생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원하는 순간으로 돌아가 전과는 다른 선택을 할 경우 그로 인해 주인공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인물에게도 그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잘되면 다른 누군가가 그 피해를 입어야 하는 씩으로 상황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는 거죠. 우리는 영화를 통해 나중에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과거로 다시 돌아가도 자신이 원하는 변화는 다시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나중에 화자는 매개체를 통한 암시를 전달합니다. 즉 인간은 자기의 삶은 통제할 수 있을지언정 자기 외 다른 사람들의 인생가치는 절대 통제할 수 없다는 것과, 누구에게나 한번 주어지는 삶은 되돌릴 수 없으므로 후회 없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자신에게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선을 지키고 유지하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삶을 영위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걸,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한다는 나비 효과의 메시지를 말입니다.

후회란 결코 앞서지 않듯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뒤늦게 후회 하게 되고, 숱한 아쉬움에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행복했을 텐데, 지금이라도 삶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더 좋아 질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옛날로 돌아가서 새로이 시작해보고 싶어 하는 간절함을 가슴에 담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과거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렸기 때문에 다시 가질 수 없고, 미래는 확실성이 예측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므로, 바로 지금이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때라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어제 죽은 자들이 그토록 소망하던 내일이란 말처럼 오늘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하는 말입니다. 오늘이 있기에 되돌아 볼 수 있는 어제가 있고, 희망할 수 있는 내일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저는 20대에 30대가 생각하고 느끼는 만큼의 앞선 생각으로 성숙해 질 수는 없을까 하며 좀 더 지적인 행동과 사고를 가져 보려고 애쓰기도 하였습니다. 또 한편으로 한번 뿐인 인생을 보다 가치 있게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테면 부모 보호 속에 의존하며 죽으라(?)공부하고, 군대 가고, 직장잡고, 결혼 하고,애들 키우며 그러그러하다 늙고, 죽고 이런 정해진 틀에 박힌듯한 인생 보다는 내가 원하고 진정으로 해보고 싶은 일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면서, 그 속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탁월한 삶이라 여겨 그리 살고 싶었습니다. 비록 나의 선택 이 잘못되더라도 후회는 없다는 일념으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한번밖에 없는 짧은 생애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제 생각이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세상 속에서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더 잘나고, 더 똑똑한 사람들도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서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과 평범하게 산다는 게 어찌 보면 더 어려운 것이고, 평범한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소박함 삶이 라는 것을 말입니다. 세월의 연륜이 조금씩 쌓여 갈 때마다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살아갑니다.

사람은 보통 두 분류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전자는 자신이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고 손해를 더 많이 입어도 관용을 베푸는 경우이고, 후자는 자신의 잘못이 더 큰데도 오르지 자신의 손해와 자신의 입장만 고수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후자의 삶은 항상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며, 이기적이라 할 수 있으며, 전자는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로 배려하는 삶을 사는 자라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위대한 인물은 전부 전자에 속한다고 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 상대방은 상처 받지만 자신도 황폐해 진다는 것과 나눔의 삶이 진정한 기쁨이라는 것과, 베푸는 기쁨이야 말로 배가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위에서 말한 관용에 대해 직접 체험한 바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마저 재가를 해버리자 버려진 두 어린 아들을 큰아버지가 거두어 키우게 되었는데, 큰 아버지도 딸린 식구가 많고 집안 형편이 몹시 어려웠음에도 불구 이 두 조카를 친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왔고, 어느덧 큰 조카가 성장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는데, 대학에 보내줄려고 하였음에도 불구 조카는 집안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진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 동생 뒷바라지도 해야 하고, 두 분께(백부모) 입은 은혜에 보은해야 한다며 취업의 길을 택했으며, 힘이 들어도 돈벌이가 괜찮은 원양어선을 타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어른도 견디기 힘겨운 험한 선상 생활을 하며 받은 월급은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고 집에 꼬박꼬박 송금을 하였고, 항상 성실한 모습으로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상이 악화된 바다에서 어로작업을 하던 중 배가 파도에 기울여 지면서 그만 바다로 실족하여 불의의 사고를 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고조사를 담당하게 되어 실황조사와 사건정밀 조사 등을 통해 실족사임을 확인하고 선주 측에 관리감독 소홀 등의 책임을 묻는데 치중하기보다 대신 조카의 입장을 대변하여 당시로서는 많은 보상금을 타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생모라는 여자와 그의 올케가 찾아와 작은 아들은 미성년자이므로 생모인 자신만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데 자신들을 배제하고 마음대로 보상금을 지급하였다고 무효를 주장하며 한바탕 소동을 부렸습니다. 핏덩이들을 버려두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재가한 후 단 한 번도 자식을 찾지 않다가 보상 이야기를 듣고는 달려온 생모를 보고 앞에서 말한 후자의 경우를 떠올리게 하였지만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어 큰아버지를 다시 부르게 되었습니다.

큰아버지는 그동안 어려운 형편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그 돈으로 소도 한 마리 사고, 좋은 집도 장만하고 가사에 보태 써느라 보상금이 거의 다 소진 되었으리라 은근히 걱정하였는데, 큰아버지께서는 생활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단 한 푼의 보상금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왜 한 푼도 써시지 않고 가지고 계셨느냐고 물으니 “조카의 목숨 값으로 받은 돈을 내가 어떻게 쓰겠소, 이 돈은 작은 조카 공부시키고, 장가보내는데 쓸려고 보관해 둔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코끝이 찡해 오고, 마치 가슴 뭉클한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생모와 양육자인 큰아버지, 조카 이렇게 똑 같이 배분키로 제의 하자 큰아버지 측은 아무런 말없이 수인 하였으나 생모 측은 그 순간에도 자신의 손해만 따지려 들었습니다. 큰아버지께서 오히려 흥분한 저를 달래며 일부 금원을 더 주기로 하고 나서야 겨우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누군가의 고통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그들에게 저리도록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슬픔의 감정을 알게 해주고 싶은 심정 버릴 수가 없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도 그분이 보여 준 감동적이던 순간을 잊을 수 없고, 그분의 훌륭한 정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곤 합니다. 나비 효과는 내 손짓하나로도 나 뿐 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경고 하고 있지만, 그분이 보여준 순수한 인간애는 메마른 우리네 인간사의 잃어버린 의식을 잠 깨우고, 인간성을 회복시켜주는 휴머니즘이라 여겨지며, 이것이야 말로 남의 인생을 망가지게 하는 부정적인 나비 효과가 아닌 세상을 밝게 하는 진정한 나비 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톨스토이의 단편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작품을 보면 인간은 자신이 잘나서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똑똑해서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살아 갈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 가? 화자는 사랑으로 산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따뜻한 사랑 한곳으로 모아 불우한 이웃들을 생각하고, 작은 온정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되어 작은 사랑의 손짓하나로도 다른 사람의 삶을 사랑으로 물들게 하는 나비효과를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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